작물선정, 농지임대, 판로확보 등 고민에 지원정책도 한계

농촌인구의 급감과 고령화로 위기에 처한 지자체들이 귀농·귀촌인 유치를 대안으로 삼아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전남에서도 2016년부터 <귀농어·귀촌 활성화 지원조례>를 제정하고 2018년 광역단위 최초로 인구전담부서인 ‘인구청년정책관’을 신설해 전남만의 차별화한 귀농·귀촌 지원정책을 추진, 이를 통해 인구 감소에 따른 공백을 메우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 결과 2013년 통계청 발표 이래 2020년 2,347가구(3,108명)가 전남으로 귀농해 ‘귀농 1번지’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도 전남도청은 귀농·귀어·귀촌인을 위해 883억원을 지원해 다양하고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준비해 인구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단순히 인구수만을 늘리기 위한 단기적 예산 지원정책이 아닌 이들이 터를 잡고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농산물 판로확보와 정보공유 등은 고스란히 농가들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안군 귀농·귀촌 정책
무안군청은 귀농·귀촌 추세에 맞춰 2018년 조직개편을 통해 귀농귀촌팀을 신설, 현재까지 상담과 각종 지원정책을 단계별로 추진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무안군에 전입해 농업경영체에 등록한 귀농인은 2018년 166명, 2019년 135명, 2020년 244명이다. 실제로 농업에 종사하지만 등록하지 않은 가구는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또 귀촌인구는 2018년 3,012명, 2019년 3,052명, 2020년 3,921명, 2021년 말 기준 2,179명으로 파악된다. 

무안군은 귀농인의 초기 영농기반 마련을 돕기 위한 ‘귀농 창업 및 주택구매 지원사업’을 통해 최대 3억7천500만원까지 2% 저금리 융자를 한다. 자체 사업으로 농기계 구입, 시설 하우스 신축 등을 지원하는 ‘귀농인 정착지원 사업’(농가당 2천만원, 보조 80%), 귀농인 거주 노후 주택 수리를 지원하는 ‘귀농인 농가주택 수리비 지원사업’(농가당 600만원, 보조 100%)도 시행 중이다.

귀농인의 영농기술 향상과 농촌 적응을 돕기 위해 관내 선도 농가와 1:1 매칭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귀농·귀촌 멘토링 지원사업도 펴고 있다. 2개소를 선정, 멘티와 멘토에게 최대 5개월까지 각각 월 80만원, 40만원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소득이 불안정한 초기 귀농인의 경제적 부담과 선도 농가의 기술전수 부담을 덜어준다는 계획이다. 

특히 체류형 귀농인의 집은 폐교 부지를 활용, 귀농을 희망하는 도시민에게 농촌생활을 체험 해 볼 수 있도록 주거시설과 영농교육을 지원하는 시설이다. 최장 10개월간 거주할 수 있는 원룸형(27㎡) 7동, 가족형(44㎡) 1동 등 주택 8동과 텃밭, 시설하우스 2동, 실습포장(2900㎡) 등 영농체험 실습교육장으로 구성돼 있다. 이 밖에도 귀농인 이웃주민 초청행사 지원, 귀농인 모임체 활성화 지원, 귀농·귀촌 지원센터 운영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한다.

귀농인을 위한 실질적 정책 필요
“귀농해서 작게 시작해 규모를 늘려가는 재미로 농사를 짓고 있지만 정작 농산물을 판매할 곳이 없다. 자부심과 부푼 꿈으로 귀농했는데 농사짓는 것보다 판로확보가 더 어렵다.” 어느 청년 농업인은 농사를 짓는 것보다 판매하는 게 어렵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지난 2018년 무안으로 귀농해 운남면에서 고구마 농장을 운영하고 김 모 씨는 “무안군의 주요 소득작물이 무엇인지 농업 교육을 받았을 때 알았더라면 아마 고구마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 같다”며 “낯선 곳에서 조언을 구하기가 어려운 데다 정보가 없어 무조건 지자체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다”고 현 상황을 꼬집었다. 실제 무안군은 고구마, 양파, 마늘의 주산지로 대규모로 농사를 짓기 때문에 판로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 

김 씨는 “귀농인을 위한 정착지원 사업도 마찬가지다. 농사지을 땅을 구입하려면 농협에서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농협에서 요구하는 제출서류가 중앙회와 지역농협이 달라 혼란을 가중시킨다”며 “3억원의 지원금액도 개인 신용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처음에는 농협에서 된다고 했다가 전액 대출이 어려운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이 사업 자체가 계약금, 중도금 지원이 되는 사업인데, 안 되면 계약금을 버리게 된다”고 하소연했다. 

김 씨처럼 청년후계농의 경우 융자지원뿐만 아니라 영농경력에 따라 최대 3년간 월 80만원에서 100만원의 영농정착지원금을 바우처 형태로 지급받을 수 있으며, 정착지원금은 생활자금 등의 용도로 사용 가능하다. 하지만 정작 영농기술을 배울 수 있는 귀농·귀촌 멘토링 지원사업은 해당되지 않는다. 이중 지원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실제 작업장에서 멘토의 작업 노하우를 배우고 기술 전수를 받을 수 있는 기회인데도 제 경우는 정착지원금이 필요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결국 멘토링 지원사업을 포기했다.” 때문에 그는 본인 스스로 자료수집과 유튜브를 통해 배우면서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만 했다. 

또 실제 귀농·귀촌자에게 세대당 3억원 한도 이내 2%의 대출금리를 지원하고 있지만 땅 구매와 하우스 신축 등을 위해 3억을 빌리면 5년 이후 갚아야 할 이자와 원금이 매달 300만원이라 현실적으로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다. 

농지은행 이외에는 딱히 귀농인과 토착민의 토지를 연결 지원하는 사업이 없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귀농을 시작할 경우 실패를 하지 않기 위해 임대농으로 시작하고 싶어도 임대농지를 구하기는 하늘에 별따기.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토지확보가 필수인데 이런 면에서 행정의 역할이 한정되어 아쉬움이 크다고 지적한다. 

이처럼 각 시·군에서는 이미 농업기술센터 내에 귀농귀촌센터를 운영하고 있기는 하지만 지방자치단체별로 운영되다 보니 시설과 콘텐츠가 열악하다. 여기에 농사일 등 귀농 정보만 공유하고 있어 농업 자체에 아이디어와 기술을 결합해 창업하는 경우와 거리가 있는 실정이다. 결국 귀촌인 유입을 통한 농촌 활성화가 우선이고, 그 연장선에서 농업(귀농) 활성화를 꾀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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